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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봄이 오는가 싶더니 도로 휑 하니 등을 돌려버려서 > 봄의 뒷덜미만 아쉽게 '쩝!'하고 바라보았던 오늘 날씨였어요, 으 ~ 추워라. > > 그렇게 기다리던 봄 바람이 불면, 제가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 > 벚꽃나무를 보러 가는 거예요. > > 제가 벚꽃이 예쁘다고- 정확히 말하면 즐거워 보이는 사람과 어우러진 벚꽃나무가 예쁘다고 느끼게 된 건 2년 전이었어요. > 그 때 저는 건물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대학교에 재학하면서 한참 고시공부를 하고 있었죠. > 봄날의 토요일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학교도서관을 찾은건 그 이유였어요. >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데, 그 새 사람들로 북적북적 해 졌더라구요. > 그런데.. 와! 중도로 가는 입구에 들어서자, 제가 디딘 땅을 경계로 그림이 펼쳐졌어요. > > 저희학교 중앙도서관 옆엔 하얀 본관이 친구처럼 붙어있어요. > 봄햇살을 잔뜩 받아 빛에 겨워하던 그 본관은, > 드디어 하얀 빛을 내뿜기 시작했고, > 그 빛을 받은 본관 앞 분수는 청록색으로 뿜어져 올라왔어요. > 열기를 식히는 바람에 벚꽃은 연분홍 빛으로 흩어졌고 > 그 아래 > 웃고, 즐거워하고, 사진찍고, 아이의 손을 잡는 >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 > 까만 트레이닝복에 운동화를 신은 저는 도저히, 섞일 수 없는 풍경이었어요. > > 그 때 집에 돌아와 쓴 일기는 대략 이런 내용이었어요. > "4월 17일, 오늘 날짜 외웠다. > .... (중략).... 내가 시험이 끝나면,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미취학 아동이 생기면, > 이맘때쯤- 꽃나무 아래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며 사진찍혀주고, 맛있는 밥을 먹고, 손 꼭잡고 가볍게 가볍게 집으로 향해야지" > > 작년 봄에도 공부하느라 책에게 제 봄날을 빼앗긴 터라 > 올해는 꼭 봄햇살과 꽃나무에게 제 봄날 중 하루를 헌납할거예요. > 비할 수 없는 복으로 공부를 일단락 짓게 해주신거에 크게 한번 감사드리고, 봄날을 기다리게 해주심에 다시 한번 하나님께 감사드려요! > 생각만으로도 즐거워지는 귀한 날을 저에게 꼭! 주시길 기도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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