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行 난민 급증에.. '검은 비즈니스' 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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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行 난민 급증에.. '검은 비즈니스' 판친다
외신 "밀입국 수조원대 사업", 업자만 동유럽 중심 3만여명국민일보 조효석 기자 입력 2015.09.05. 02:39올 들어 수십만 난민이 목숨을 걸고 유럽행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한몫 챙기려는 밀입국 업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밀입국 주선 비용과 규모가 커지면서 대표적인 범죄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과거에 마약을 밀수하던 사람들이 이제 난민 밀입국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밀입국 사업 규모가 수십억 달러(수조원) 규모로 커졌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난민 밀입국 사업이 마약과 무기 불법거래보다 더 큰 규모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세르비아에서 출발해 4일(현지시간) 헝가리 비슈케크 기차역에 도착한 난민들이 더 이상 기차가 운행되지 않는다는 소식에 기차 밖으로 나와 아이를 들어올리며 운행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아래는 지난 2일 터키 해안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에일란 쿠르디의 아버지 압둘라 쿠르디가 3일 터키의 한 병원에서 아들의 시신을 확인한 뒤 오열하고 있는 모습. AP로이터연합뉴스유럽경찰청(유로폴)에 따르면 밀입국에 관여하는 업자들이 3만명에 이르며 올해 적발된 밀입국 건수만 1400건에 달한다.
NYT는 이들 업자들이 유럽연합(EU)으로 향하는 통로인 그리스 불가리아 헝가리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등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스에서만 200개에 달하는 밀입국업자 조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헝가리 정부가 철도 이용을 제한한 부다페스트 케레티역에 수천명의 난민이 묶이자 이 주변으로 밀입국 주선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난민들에게 수백 달러(수십만원)를 요구하며 오스트리아행을 권하고 있지만 목적지 도착은 보장되지 않는다.
부유한 난민들은 ‘특급 대접’을 받기도 한다. WP에 따르면 이들은 1만 달러(약 1191만원)에 제트여객기를 타고 터키 이스탄불에서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직행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난민은 고무보트에 의지해 지중해를 건너거나 트럭 짐칸에 실리는 등 고달픈 여정을 감수해야 한다.
난민 1명이 리비아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가는 데 적게는 900달러(약 107만원)에서 많게는 4000달러(약 477만원)가 소요된다. 터키에서 그리스까지는 1000달러(약 199만원)에서 2000달러(약 238만원)가 든다. 세르비아·헝가리 국경에서 오스트리아까지는 1000달러 이상을 내야 불법택시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시리아에서 독일까지의 전체 육로 비용을 합치면 1만2500달러(약 1500만원)에 달한다.
밀입국 주선 비용이 비싸지면서 ‘이색 경로’도 생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레바논에서 비행기로 러시아에 도착한 뒤 북극지역을 자전거로 지나 노르웨이로 향하는 난민이 150명가량 있었다고 전했다. 이 비용은 약 2400달러(약 286만원)가 든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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