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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수난-예수를 가족보다 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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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중앙일보 미주판 종교란에 난 영화리뷰입니다.


.......영화 배우 멜 깁슨이 영화를 처음 만들기 시작했을 때 그의 행동은 기이한 종교적 과열 현상 정도로 치부됐다.  자신의 제작사를 통해 2천5백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고 영어도 아닌 라틴어와 아람어 대사를 쓰겠다고 했을 때 그를 바라보는 눈길은 비웃음이었다.

그러나 이제 멜 깁슨은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용서의 드라마를 철저하게 각인시킨 인물이 됐다. 3천 43개 극장에서 영화가 상영되고 개봉 일주일 만에 1억 2천5백18만여 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반유대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다. 교황은 영화를 본 후 "사실 그대로 만들었다"고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빌리 그래함 목사는 울었다. "영화로 만든 필생의 설교"라고 격찬했다.  멜 깁슨도 글로벌 카톨릭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죄인은 우리 모두다.  유대인을 공격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들을 형제로 사랑한다.  그리고 유대인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폭력적 표현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그치질 않는다.  영화는 17세 이하인 경우 보호자와 동반해야 하는 R등급을 받았다.  자녀의 영화 관람 여부는 부모의 판단에 달려 있다.  '10세 이상이면 괜찮다' '13세는 넘어야 한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분명한 게 있다. 십자가형에 처해진 예수 그리스도가 받은 고문과 능멸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사실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면 이제껏 선보인 수많은 '예수 영화'와 다를 바가 없다.  절잖고 아를답고 우아한 예수상은 인형같은 '천사표' 크리스천의 고정관념을 만들었다.  고통이나 희생, 순종이라는 말만 나와도 외면하는 기독교인을 양산했다.

관객은 상상을 초원할 고문과 조롱, 음모와 모욕이 마치 눈 앞에서 벌어진 듯 지켜 보며 몸서리를 친다.  그래서 감동이 온다.  회개가 있다.  그리스도의 메시지가 가슴에 벅차 온다.  폭력은 영화가 한게 아니라 사람들이 한다.

깁슨은 "영화를 찍는 내내 성령이 역사했다"고 말했다.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게 유대인이냐 로마군사냐"는 질문을 받았다.  "내가 박았다"고 그는 대답했다.  영화가 개봉되기 10일전 뉴스위크는 '누가 예수를 죽였냐'는 제목으로 커버스토리를 담았다. 그리고 깁슨의 말을 인용했다.

"죄인의 첫째 줄에 내가 있다.  내가 죽였다.  그리스도는 모든 시대, 모든 사람을 위해 죽었다."





주인공 제임스 캐비즐(James Caviezel)

지난 2월 16일자 뉴스위크(News Week)는커버스토리로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을 다루며 주인공 제임스 캐비즐과 인터뷰를 실었다.  그는 멜 깁슨과 마찬가지로 독실한 카톨릭 신자다.  영화 출연으로 신앙이 깊어졌느냐는 질문에 촬영도중 겪은 체험을 털어 놓기도 했다.  "내 아내, 내 가족보다 더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한다.  이렇게 사랑하는 줄 전에는 몰랐다.  영화를 찍으면서 몇 번씩이나 십자가에 매달린 적이 있다.  너무 추워 체온이 뚝 떨어지고 죽을 지경이었다.  그 때 이전에는 전혀 가 본적이 없는 곳과 연결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바라는 건 관객이 나를 보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만 봤으면 하는 것이다."

유대인 모사와 관련해서는 '반유대적'이라는 비난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마리아 역을 맡은 마이어 몰겐스턴이 유대인이며 깁슨은 제작 내내 '유대전통에 맞는지'를 그녀에게 확인했다는 것이다.

캐비즐은 십자가에 달린 장면을 찍다 번개를 맞았지만 멀쩡하게 내려와 스탭을 놀라게 했다.  또 채찍을 낮는 장면에서는 장대역의 실수로 몇 번이나 맞은 적이 있다.  그의 등에는 14인치에 달하는 흉터가 암아 있다.  "이 영화는 사랑과 희생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용서와 희망의 스토리다."  영화관을 찾은 많은 관객이 가슴을 치며 눈물 흘리는 이유를 캐비즐이 정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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